어디서 영상조차 구할 수 없는 드라마.
SBS 사이트에 가면 정말 저화질로 밖에 볼 수 없는 드라마.
내가 좋아하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드라마.
서연의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2007/08/26 20:12에 작성한 글.



누구에게나 잊혀지지 않는 "내 인생의 드라마"들이 있다.
내 인생의 드라마 중에 하나인 "SBS 신화"
왜 그리 저 드라마를 좋아했을까.
그리고 아직까지도 왜 때때로 생각이 날까.
"꿈이 경계를 넘으면 야망이 된다"


남자 주인공이었던 최태하(정철)는 어머님의 목숨을 담보로 살아남았다.
그런 사람의 꿈이 어떻게 야망으로 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가를 알기에
모든 것을 버린, 사랑 마저도 버려버린
그를 미워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의 사랑 윤서연(김지수).
그녀는 태하의 어머니이자 연인이자 모든 것이었는데 상처받은 자신의 영혼을 쓰다듬어주는.
하지만 그녀마저도 꿈의 경계를 넘는 그를 멈춰세울 수는 없었다.
그녀. 
원래도 김지수를 좋아했지만 윤서연으로서의 김지수는 잊을 수가 없다.
고귀한 집의 딸에서 반역자의 딸로 전락해버려도 자존심만큼을 버리지 않았던 윤서연.
삶을 살아간다면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 받고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그녀.
하지만 정말 단지 복수였을까.


그리고 그런 그녀 곁에 오빠처럼 친구처럼 아빠처럼 지켜주는 대웅(김태우)
김태우 역시 좋아해서 그런지 가장 아파하고 안쓰러웠던 캐릭터였다.
좀 덜떨어져보이지만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어 뭔가에 몰두하면 밤이 새는 줄 몰랐던 그.
그래서 였을까. 좋아하게 된 서연에 대한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
친구를 밀고하면서까지도. 서연에 관해서라면 "틀린 문제를 계속 틀리는 학생처럼"
대웅과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대웅과 같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그리고 태하의 아내가 된 전미선(최강희).
지금의 최강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진한 화장. 조금 낯설게 보일진 몰라도 쏠쏠한 재미이다.
조신하고 조용해 보이지만 의뭉스러운 면이 있었던 미선. 태하를 향한 사랑이 참 쓸쓸하다.

이 드라마의 사랑은 꽤나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다.
변함이 없으니까. 변함없이 한 사람만을 바라보니까. 그래서 모두들 목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태하는 야망때문에 버렸지만 서연만을 사랑했고,
서연은 야망때문에 자신을 버린 태하를 죽을만큼 미워하지만, 마지막까지도 그를 사랑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서연을 옆에서 항상 같은 시선으로 해바라기 한 대웅.
그런 대웅을 해바라기 한 친구 홍은(이유진), 태하를 해바라기한 미선까지도.
변하지 않는 사랑. 헷갈리지 않는 사랑. 그래서 아플지라도, 그래서 괴로울지라도,
그런 사랑이 좋다.

이 드라마를 좋아했던 이유 중 또 하나는
무게감이다.
사랑과 복수라는 가장 기본적인 드라마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70~80년대 시대적 배경속에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그 탄탄한 스토리에 고두심, 백일섭 등 중년 연기자의 능숙미까지 더해졌고,
음악까지도 잘 어우러졌다.
 (지금은 대스타가 된 권상우의 신인 모습도 볼수 있다_아하하^^;; 별 관심은 없지만)
아_ 이 드라마 정말 다시 보고 싶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