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별로 남지 않았던 공연.



- 2007/08/11 15:41에 작성한 글.



남들이 사진을 보면 안티인줄 알겠다
(뒤에 계신 앙상블 여자분의 얼굴 어쩌면 좋지~ 죄송 죄송;;)
화요일날 충무아트센터에서 보게 된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일단 원래 극 자체에 대한 명성이야 자자하게 들었지만,
그 내용이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전혀 사전 정보 없이 공연장에 가게 됐다.

근데 앞부분을 조금 보니,
예전 수업시간에 '로미오와 줄리엣'과 비교하여 수업을 받았던 기억이 가물가물 떠오르기 시작했다.
(절대 자세히는 아니고, 가물가물이었다)

일단 솔직히
아니타 역을 맡은 '유나영'이라는 배우의 발견 외에는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우선은 음악을 떠나서 음향 자체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 전자음(?)이라고 해야할까(전문적인 용어를 알 수없어 표현하지 못하는 내가 참;;;;; 마음에 안드네)
음향이 깔끔하게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군무가 많았는데,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내 취향이 아니었던 것 같다.
볼거리는 굉장히 화려했으나, 볼거리 만으로는 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일단 극 자체가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인데,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이야기로 공감할 수가 없었다. 
사랑에 빠지는 부분도 그렇다 쳐도,
자신의 오빠를 죽인 사람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는 것인지.
배우들의 연기가 그 미묘한 감정들을 내게 잘 전달해 주지 못한 것 같다. 
또한 이민자의 설움을 나타낸 부분 등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점은 좋았으나
솔직히 나의 정서에는 멀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요소를 억지로 끼워맞춘 것도 눈에 많이 거슬렸다.
무대의 경우 웨스트사이드의 건물들을 표현 해놓은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는데,
마리아가 일하는 웨딩샵이나 토니가 일하는 술집은 너무 썰렁해보였다.

가장 분노(?)했던 것은
마리아의 방에 조명이 들어올 때, 
왼쪽에서 무대밖에서 준비하고 있는 배우들이 보였다는 거.
공연을 보면서 대기하고 있는 배우들이 있는 무대 밖이 어떻게 보일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막 왔다갔다하는데,
도대체 주인공들에게 내가 어떻게 집중할 수 있단 말인지.
연출의 일환도 아니고, 가장 초보적이고 기본적인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타 역을 맡은 유나영 씨는 너무나 좋았다.
시원 시원한 가창력도 좋았고,
물론 소냐도 굉장히 잘 부르는 것 같은데,
워낙 내지르는 시원한 목소리를 좋아하다 보니,
유나영 씨가 너무 멋있었다. 
치마를 너무 휘두르셨던, 
하지만 그 열정마저도 행복해보였던.

그런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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