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본 드라마였다.
왜 봤는지 조차 기억이 가물가물~
오다기리 조 때문이었나?
하여튼 25분이란 짧은 방영시간과 에피소드식 구성이 부담없이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12시에 문을 여는 심야식당.
딱히 정해져있는 몇개의 메뉴 외에는 먹고 싶은 음식을 말하면 재료가 있는 선에서는 그것을 만들어 주는.. 얼굴에 기다란 상처가 있는 마스터.
술집가에서 사는 사람들. 스트립퍼, 야쿠자, 신문배달부, 뜨지 않는 가수 등...
세상의 시간과는 다른 시간을 사는 이들은 이 식당에서 소박하지만 최고의 음식을 맛보게 된다.
그들의 쓸쓸하고도 차가운 마음을 위로하고 어루만저 줄.

하지만 드라마는 딱 그런 따뜻함 외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프닝과 엔딩의 느낌이 너무 좋다는 것.
몇 몇개의 에피소드를 남겨두고 드라마 파일을 지웠다.
내게 <심야식당>은 그 정도의 가치.
전체를 소장할 만큼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텔레비전을 보는데 김갑수 아저씨가 나오는 광고의 컨셉트가 <심야식당>인 것.
나는 <심야식당>이 그렇게 유명해진 줄 몰랐다.
인기를 얻고 있는 줄 몰랐다.

회사에서 어쩌다 얘기가 나왔는데...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는 것었다.
<심야식당> 6권이 나왔다며 흥분했고,
몇 몇 트위터에서도 <심야식당>에 대한 호평이 눈에 띄었다.
그때까지는..그래, 내가 본건 드라마였고~ 만화는 더 큰 감동이 있니보다...생각했다.
회사에 <심야식당> 전권이 있기에 틈틈히 읽어 어제 5권까지는 완독했다.

역시나... 내가 보기에는 너무 따뜻한 온도이다.
따뜻하기만 한 건 나에게는 베스트가 되지 못한다.
뭐랄까.
감동을 위한 우연한 만남이 너무나 많다.
물론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좁고, 그렇게 서로를 만나게해주기에 <심야식당>이 감동적인 것이겠지만....
네게는 "엄청 좋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다른 사람이 '엄청'이라고 나까지 '엄청'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냥 '좋다'에 머물렀다 해서 잘못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렇게 남들과 다른 감정적 격차를 느낄 때마다,
내 감정의 한계치가 타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만 같이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도대체 내가 어떤 에피소드를 남기고 나머지를 지웠는지도 사실 기억 잘 나지 않는다.
한번 확인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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