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스로가 철저히 '아날로그'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리고 디지털, 최첨단 시대에 동화되지 않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다.
언제나 컴퓨터 자판보다는 종이와 펜이 익숙한 사람이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나의 모순에 불과했다.
철저하게 디지털 시대를 흡수하고 있는 인간.
얼리어답터가 아니라고 스스로를 '아날로그' 인간라 착각했을 뿐.
그걸 깨닫게 된 건 아이팟의 대용 개념으로 구입한 아이폰 때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나만의 아날로그를 꿈꾼다.
아니, 아날로그 감수성을 꿈꾼다.
아이폰을 사용한 후 시작한 트위터.
그냥 어느 정도는 대세를 따라가고 싶은 것도 있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발가락 끝이라도 담그고 있어야 될 것만 같은...

하지만 미니홈피에서도 1촌 맺기를 좋아하지 않았 듯 나의 팔로워나 팔로우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어쩜 단순히 친구가 없는 것일지도~^^;;;;)

그저 트위터는 거짓과 진실이 적절히 섞인 대나무 숲이었으며, 일상의 끄적거림 정도 였다.
그런데, 그랬는데...
자꾸만 누군가의 트윗들이 날 자극한다.
소위 말하는 '글'을 다루는 사람들.
'글'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
140자 안에서도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해낼까 싶으며, 평범한 일상도 그들의 글을 거치고 나며 특별하게 그려질 수 있구나 감탄했다.

아날로그 감수성.
부러우면 지는거다, 를 외치며
트위터의 하얀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만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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