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였을까?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해가 바뀐다는 사실에 무감각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나이에 대한 설렘도 사라졌고,
한 살 한 살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 가는 것이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어제와 같은 하루, 내일과 같을 하루 하루였다.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으니까.
난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내가 꿈 꾸던 모습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 나이가 된다면, 이런 모습을 하고 있겠지?,
하며 기다리던 또 다른 나와 만나지 못했다.
한살 한살 먹어가는 나는 언제나 과거의 내게 부끄러웠다.
그래서 더이상은 미래를 그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포기란 말 대신 유보라는 핑계를 대서...
'아직은'이라는 세 글자와 '언젠가는'이라는 네 글자를 마음 속에 품고...

하지만 지난해가 되어버린 2010년, 난 몇 가지를 '포기'라는 단어로 끝내버렸다.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물욕 때문에 붙잡지도 못했던 그 것들을...
'포기'했다.
난 그것을 위해 모든 욕심을 접고 달려나갈 수 없었다.
그러기엔 마음이 부족했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 어설프게 발만 걸치고 있는 날 그들은 '선택'하지 않았다.
선택 받지 못한 나는, 이제 멈춰서 뒤돌아간다.

그래서 나는 2011년,
어제와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서는 안 된다.
그 것은 내가 포기한 것에 대한 모욕이 될테니...
그래서 난.
오랜 만에 다짐이라는 걸 한다.
아직도 그저 걸을 뿐.
내가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는 명확하게 보인다.
멈추지 않으리.
주저하지 않으리.
걸어도... 걸어도...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지껄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  (0) 2011.01.06
트위터리언 따윈...  (0) 2011.01.05
포기하고 포기하다, 남는 그 하나.  (0) 2010.12.28
그저 내게는...  (0) 2010.12.26
진열장에 놓인 장난감이 되고 싶진 않아  (0) 2010.12.15

+ Recent posts